11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의 전문가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 소속 아차나 채터지 박사가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에 반대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날 자문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16세 이상 미국 국민에 대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라"고 FDA에 권고했다. 자문위의 권고는 FDA가 실제 승인을 내릴 때 필요한 절차다. 8시간이 넘는 회의 결과, 17명이 찬성하고 1명이 기권, 4명이 반대를 했다.
감염병 전문가이자 시카고 의대 학장인 채터지 박사는 반대한 4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을 18세 이상 성인이 접종하는 것에 대해선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승인 기준에 16, 17세까지 포함돼야 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18세 이하에게 접종을 시행하기 전에 좀 더 많은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화이자 백신의 효과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성이 좋다"면서 "우리(자문위원)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수만 명에게서 그런 좋은 효과를 보였다는 것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스티븐 한 FDA 국장에게 11일까지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지 않으면 사표를 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전 FDA를 '덩치 큰 늙고 느린 거북'이라고 하며 한 국장을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자문위 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진 오퍼 레비 박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16, 17세를 포함해 철저한 안전성 검증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16세 이상'으로 기준을 잡은 것에 대해선 "그 이상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이상 신호가 없었기 때문에 위원회 멤버 대다수가 '찬성' 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측에서는 지금 단계에서 연령 기준 문제는 논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1차 보급되는 백신의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일단 의료 종사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등에게 먼저 차례가 갈 거라는 이야기다.
화이자 이사회의 스콧 고틀립 박사는 CNBC에 "16, 17세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승인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봄이나 여름에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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