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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회색 양복 입고 눈물 흘린 까닭은"…전문가 3인이 본 北 열병식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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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원장은 "(북한이) 굉장히 치밀하게 계획하고 수위를 잘 조절한 것 같다"며 "전략무기를 쏘거나 실험했다면 전체 판이 깨지는데, 자기들은 충분한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걸 전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북한이 앞으로 자기들의 체제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무기들은 자신들을 지키는 수단이 될 것이며, 급한 게 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정세현 부의장은 "미국한테 굉장히 위협적인 무기들을 다 선보였다"며 "비유하면 주먹질을 직접하지 않고 알통 자랑만 한 것이다. '건드리면 내가 이 알통으로 한 대 때릴 수 있으니 건드리지 마라'는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김연철 전 장관은 "북한이 앞으로 다양한 환경을 검토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미국 대선 결과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향후 변수가 많아 열병식에선 대체로 상황관리를 해 나가겠다는 의도가 읽혀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8차 당대회가 열리는데 이전에 정세에 대한 평가와 전략적 방향에 대해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번에 선보인 전략무기를 시험 발사하는 등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김 전 장관은 "이런 무기들은 실전 배치를 하려면 시험 발사를 해봐야 된다"며 "굵직굵직한 환경 변수들이 있어서 거기에 따라 (발사 시기를) 결정할 텐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숙제로 남겨졌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민 감성 건드리는 세계 지도자 유행 따라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당 창건 75주년을 경축하는 대집단 체조와 예술 공연 '위대한 향도'를 관람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뉴스1

세 사람은 열병식 분위기를 볼 때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 북한 주민을 위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눈물을 흘리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즉 열병식이 대외보다는 대내 결집 다지기에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김준형 원장은 "(열병식은 북한) 인민에게 한 얘기가 재일 주목할 부분"이라며 "김 위원장이 12번이나 고맙다고 했는데, 국민의 감성을 건드리는 세계 지도자들의 유행을 따라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눈물에 대해선 "북한의 최고 존엄도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인간적 모습을 보여줬는데, 할아버지ㆍ아버지와 다른 김정은 리더십의 특징"이라며 "백두혈통과 철권통치만으로는 국민들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기도 하다"고 예측했다.

정세현 부의장은 "(김일성, 김정일은) 잘못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른바 '수령의 무오류' 원칙이란 게 있었다"면서 "김정은 시대에선 북한 인민과 최고 수령이 동고동락하는 모양을 만들어 동질성을 높이고 체제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 위원장이 이날 입은 회색 양복도 주목했는데, "할아버지(김일성)가 즐겨 입던 회색 양복을 입어서 할아버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려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10일 0시에 맞춰 심야 열병식을 진행한 점에 대해선 '대외 과시용'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김준형 원장은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고, 김연철 전 장관은 "최근 북한이 행사 때 조명과 빛을 많이 활용하는데, 이번 열병식의 핵심은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 등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의 대남 유화 메시지, 확대 해석은 말아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 소식을 1~11면에 걸쳐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등 여러 종류의 무기를 게재했다. 뉴스1

김 위원장의 유화적 대남 메시지를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하루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이란 표현도 썼다. 일부에선 남북교류 재개에 대한 의지를 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낙관적으로 관측한 것이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김준형 원장은 "남한과 손 잡을 날을 바란다는 것(원론적인 수준)이지 구체적으로 남한에 대한 불만이나 제안이 담기지 않았다"며 "2018년 신년사에선 평창동계 올림픽에 대해 사변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체적인 내용이 따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과잉 해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게 마치 대화의 제스처로 보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김연철 전 장관도 "김 위원장의 표현은 3월과 9월 남북 정상 간 주고 받은 친서 표현과 비슷하다"며 "말 그대로 코로나19 상황이 조금은 해결돼야 접촉할 수 있다는 것으로,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북미관계가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북미관계를 풀어나가려는 의도를 담았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정세현 부의장은 "미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1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미국이 뭔가 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남북이 뭔가 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남북이 한 발 앞서 관계 개선을 위해 추진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 이후 남북 정상 간 정상회담 재개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갑자기 두 정상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만날 수도 있다"며 "문 대통령이 7월 들어 새 외교안보팀과 꾸준히 북한을 노크했다. (정부가 미국 대선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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