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거리에서 마하 와치랄롱꼰(67) 태국 국왕의 부인 수티다(41) 왕비가 탄 차량이 지나가자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는 이렇게 외치며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였다. 영화 '헝거 게임'에 등장한 저항의 제스처에서 따온 것으로, 태국 왕실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이다.
![14일 태국 전통 복장을 한 민주화 시위 참가자들이 태국 왕실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영화 '헝거 게임'에서 다온 이 제스처는 이번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됐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eb5c4e11-998b-4668-92ea-18f9f63d7ca2.jpg)
14일 태국 전통 복장을 한 민주화 시위 참가자들이 태국 왕실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영화 '헝거 게임'에서 다온 이 제스처는 이번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됐다. [AFP=연합뉴스]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과 그의 부인 수티다 왕비.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847a44df-2c13-4f57-8577-bc646dee4a15.jpg)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과 그의 부인 수티다 왕비. [AP=연합뉴스]
![14일 태국 민주화 시위대가 왕실에 저항하는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 제스처는 이번 민주화 시위의 상징처럼 됐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081fb2cd-8df1-4ac8-850f-6eeedeb149d8.jpg)
14일 태국 민주화 시위대가 왕실에 저항하는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 제스처는 이번 민주화 시위의 상징처럼 됐다. [AP=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부자 왕' … 545캐럿 다이아몬드, 비행기 38대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b8748870-9220-4346-8ba8-cb2566b380dc.jpg)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 [AP=연합뉴스]
80년 넘게 태국 왕실 자산을 관리해온 태국왕실자산국(CPB)은 태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시암은행과 시암시멘트그룹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런데 와치랄롱꼰 국왕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6년 즉위한 지 2년이 지난 2018년 CPB는 "모든 왕실 자산을 국왕에게 양도해 국왕의 재량에 따라 관리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 CPB가 형식적으로나마 왕실 자산을 관리해 왔으나, 2018년 이후엔 아무런 견제 없이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14일 태국 방콕 거리를 가득 메운 민주화 시위대. 약 2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24970bc7-91b7-4ec3-a46b-7aa5a12ded0c.jpg)
14일 태국 방콕 거리를 가득 메운 민주화 시위대. 약 2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와치랄롱꼰 국왕은 수티다 왕비 등 가족과 함께 독일로 떠나 수 개 월간 호화로운 휴가를 즐기다 태국으로 돌아왔다. 관광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태국 경제는 그 사이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수백 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8%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국왕의 배우자'란 호칭을 부여받은 시니낫 웡와치라파크(35)와 함께 찍은 사진. 시니낫은 '왕비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왕실에서 쫓겨났다가 지난 9월 와치랄롱꼰 국왕에 의해 권한이 회복돼 왕실로 돌아왔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f670d2ca-f55d-4d28-9832-a90c5b4b8448.jpg)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국왕의 배우자'란 호칭을 부여받은 시니낫 웡와치라파크(35)와 함께 찍은 사진. 시니낫은 '왕비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왕실에서 쫓겨났다가 지난 9월 와치랄롱꼰 국왕에 의해 권한이 회복돼 왕실로 돌아왔다. [AFP=연합뉴스]
태국 청년들 "이 나라는 국민의 것" … "총리 사임"도 요구
![태국 전통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들이 14일 방콕에 있는 민주주의 기념탑 앞에서 세 손가락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8443dbab-2f0f-4a78-b99d-b1c5ce9d696e.jpg)
태국 전통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들이 14일 방콕에 있는 민주주의 기념탑 앞에서 세 손가락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태국 국민의 공분을 산 '레드불 스캔들'도 이번 민주화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2012년 방콕 시내에서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 레드불 창업주의 손자가 페라리를 타고 과속하다 경찰관을 차로 치어 숨지게 했지만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사건이다. 쌓여있던 기득권층을 향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정부와 왕실을 향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번졌다는 분석이다.
![15일 경찰 차량 앞에서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는 시위 참가자.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0afcc458-338b-4f65-bd5e-1c9db7f5c343.jpg)
15일 경찰 차량 앞에서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는 시위 참가자. [로이터=연합뉴스]
시위대는 지난달 19일 왕궁 옆 사남 루엉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후 다음 날 광장에 '국민은, 이 나라가 왕실이 아닌 국민의 것임을 선언한다'는 선언이 담긴 놋쇠 명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정부 "5인 이상 집회 금지" 명령 … 왕실 지지 맞불 집회도
태국 정부는 시위 열기 진압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15일에는 '5인 이상 집회 금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도와 온라인 메시지 금지, 정부청사 등 당국이 지정한 장소 접근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명령을 내렸다. 또 시위 주도자 3명을 포함한 참가자 20여 명을 체포했다.
![15일 태국에서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9ebb4f8b-40c9-41b4-8eaa-cc6b709f0961.jpg)
15일 태국에서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들. [AP=연합뉴스]
또 “국가 안보나 평화, 질서에 영향을 미칠 오해를 빚어내면서 공포를 조장하거나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뉴스와 다른 미디어, 전자 정보를 발간하는 것 역시 금지한다"고 밝혔다.
![14일 왕실 지지자들이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그 앞에선 민주화 시위 참가자가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a1457363-2108-4789-93b6-1f7065461a22.jpg)
14일 왕실 지지자들이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그 앞에선 민주화 시위 참가자가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 민주화 시위 현장에선 왕실 지지자들이 태국 왕실을 상징하는 색상인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민주화 시위를 비판하는 ‘맞불 집회’도 벌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민주화 시위에 대항하기 위해 태국 정부가 경찰을 왕실 지지자들로 위장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태국 정부가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내렸지만, 15일 방콕에선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또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6/e1476c13-c10c-49d5-a87f-2c6ee4e7c595.jpg)
태국 정부가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내렸지만, 15일 방콕에선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또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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