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사고, 경찰 CCTV 조사도 안 해" 피해자 아들이 올린 청원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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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뺑소니 사고 피해자 아들이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과 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를 비판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지난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속도로 음주사상사고 초동수사 미흡한 경찰과 파렴치한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달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6월 22일 새벽 1시 40분경 시골로 향하시던 부모님 차량을 음주운전 차량이 그대로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라며 "사고로 조수석에 계시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운전석에 계시던 아버지는 심한 척수손상으로 현재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아 평생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경찰에서는 가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한 사실만을 가지고 사고를 처리하고 있었으며 자세한 사고 경위에 대해 더 조사하지 않은 상태였다"라면서 "심지어 가해자는 털끝 하나 다친 곳 없이 사고 당일 변호사를 선임하여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간 상태이며, 음주에 사상 사고임에도 불구속 수사로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담당 조사관에게 '저희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했냐' 물었으나, 피해자인 저희 차량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조차 안 한 상황이었다"라며 "저희 차량 상태와 블랙박스 확보를 부탁하였으나, 며칠 후 다시 연락하였을 때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였고 제가 직접 완전히 망가진 저희 차량을 찾아 다 찌그러진 차를 한참 뒤져서 블랙박스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조사관에 사고장소 CCTV에 대해 묻자 '사고장소에 CCTV가 있었으면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전달을 받았을 텐데, 본인은 전달받은 게 없다. 확인을 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청원인은 한참 시간이 흘렀음에도 정확한 사고 경위가 나오지 않자 "직접 사고장소에 고속도로 CCTV가 설치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담당 조사관에게 CCTV 확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뒤늦게 담당 조사관은 청원인에게 'CCTV 영상을 확보했으며, 추가적으로 뺑소니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제가 CCTV 확인을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뺑소니 여부는 죽을 때까지 몰랐을 것"이라며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 또한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됐을 거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더불어 "가해자는 CCTV 영상을 확인한 후에도 뻔뻔하게 뺑소니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저희 가족에게 끔찍한 고통을 남긴 가해자는 털끝 하나 다친 곳 없이 사고 당일 변호사를 선임하여 조사에 임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와 지금도 힘들게 치료 중이신 아버지께 정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도록, 가해자에게 정당한 법에 의거해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달라"면서 "아울러 처음부터 본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조사하지 않고 미흡한 조치로 평생 뺑소니 사건이 묻히게 할뻔한 관련자들 또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31일 오전 9시 22분 기준 11만 3,371명의 동의를 받았다.

경찰 측은 가해 차량 운전자가 사고 현장에 있어 도주에 대한 생각을 못했고, 음주운전 등 사고 사실도 인정해 피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